검찰 수사권 폐지했는데… 왜 ‘제2의 검찰청’ 논란이 나올까

공소청 보완수사권 논란을 설명하는 제2의 검찰청 썸네일 이미지
제2의 검찰청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안녕하세요 플래닛 뉴스입니다.

작년 국회에서는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기 위해, 기존 검찰청을 수사만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분리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이렇게 구조를 바꾼 이유는 검사가 다시는 직접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다시 수사권을 가질 수 있는 우회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최대한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왜 검찰에서 수사권을 빼앗았을까

그동안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진 거의 유일한 기관이었고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면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권한 남용 논란을 반복해서 불러왔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수사는 중수청이 담당하고 기소는 공소청이 담당하도록 구조를 바꿨습니다.

검찰을 ‘힘을 가진 권력기관’이 아니라 ‘법정에서 기소 역할만 하는 기관’으로 되돌리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보완수사권

그런데 최근 조선일보동아일보를 통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국무총리실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제도 설계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보완수사권이란, 검사가 수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다시 수사를 지시하거나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합니다.

이 권한이 부여되면, 공소청은 이름만 기소청일 뿐 사실상 다시 수사권을 가진 제2의 검찰청이 됩니다.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기 위해 만든 법안이, 다시 다른 이름으로 수사권을 되돌려주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논란이 단순히 ‘공소청법’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검사가 어떤 권한을 갖는지는, 조직을 정하는 공소청법이 아니라 형사소송법이 정합니다.

형사소송법에는 이미 ‘검사는 사건을 송치받았을 때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남아 있습니다.

이 조항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공소청 검사 역시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중수청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즉, 겉으로는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한 것처럼 보이지만, 형사소송법이 함께 개정되지 않으면 보완수사권을 통해 수사권이 우회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안과 봉욱 문건에 드러난 ‘제2의 검찰청’ 구조

문제는 보도에 따르면, 정부안에는 더 강력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입니다.

  • 수사가 시작되면 중수청은 반드시 공소청에 통보해야 하고

  • 공소청 검사는 수사를 ‘통제’할 수 있으며

  • 보완수사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해당 수사관에 대해
    징계 또는 파면 요구까지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 위에 앉아 수사를 통제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형식은 분리됐지만, 실질적으로는 검사가 다시 수사권을 가진 구조와 다르지 않게 되는 셈입니다.

주진우 기자 라이브 방송에서 공개된 중수청 정부안 관련 문건 화면
주진우 기자 라이브 방송 화면 캡처

여기에  더해 최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공개된 문건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이 문건에 따르면 봉욱 민정수석은 중수청 안에 ‘수사사법관’이라는 직위를 두고, 모든 수사권과 영장권을 이들에게 집중시키는 구조를 제안했습니다.

수사사법관은 검사나 판사 출신이 맡도록 설계됐고, 일반 수사관은 단순 보조 역할만 하도록 구성됐습니다.

사실상 제2의 검찰청을 다시 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구조입니다. 이름만 바꾼 채, 기존 검찰 조직을 그대로 되살리는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논란은 단순한 제도 논쟁이 아니라, ‘권력을 어떻게 나누느냐’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둘러싼 문제이기도 합니다.


마무리

지금 우리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느냐, 아니면 이름만 바꿔 다시 살려두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보완수사권과 수사사법관 구조가 그대로 통과된다면, 이번 검찰개혁은 형식만 바뀐 채 실질적으로는 실패한 개혁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이 이재명 정부와 민주진보 진영에 압도적인 국회 권한을 부여한 이유 중 하나는, 분명히 검찰개혁을 완성하라는 뜻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한곳에 집중된 권력을 나누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움직임은, 검찰이 여전히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일이 아니라, 결국 국민이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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