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주차 신고 과정에서 나온 ‘체포 가능’ 발언이 논란이 된 장면을 시각화한 이미지입니다. (AI 생성 이미지)
안녕하세요 플래닛 뉴스입니다.
최근 유튜브와 SNS를 중심으로 ‘광진구 여경 논란’이라는 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말투가 세서 문제가 된 사건이 아니라, 경찰 권한의 한계와 시민의 권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장면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부터 쉽게 정리해보고, 이 사건이 왜 논란이 되었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은 한 시민이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된 차량을 발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차량에는 장애인 주차 표지가 붙어 있었지만, 당시 장애인이 동승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였고, 시민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촬영하며 차주에게 질문을 건넸습니다.
이후 시민은 안전신문고를 통한 신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관과 시민 사이에 대화가 오갔고, 그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되며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경찰관은 공익 신고한 시민에게 “업무방해가 될 수 있다”, “체포할 수도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촬영 중이던 영상에 대해 “지워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또 “법은 도덕 안의 테두리”라는 표현과 함께,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도덕적으로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후 영상은 빠르게 퍼졌고, 이후 경찰 측도 “언행의 적절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찰은 도덕을 판단하는 사람일까요?
경찰의 역할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입니다.
누군가 법을 위반했다면, 그 위반한 내용을 알려주고 법에 따라 조치하면 됩니다. 그게 경찰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문제의 장면에서는, 경찰관이 단순한 법 집행자의 위치를 넘어 시민의 도덕성까지 판단하며 ‘가르치려는 위치’로 올라가 버린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순간부터 상황은 단순한 단속이 아니라, 시민 입장에서는 “국가가 나의 도덕을 재단하고 있는 장면”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해도 도덕적으로 옳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은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공권력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는 순간, 시민은 ‘법의 대상’이 아니라 도덕 재판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겁니다.
도덕은 개인의 양심의 영역입니다.
국가는 도덕을 이유로 시민을 처벌할 수 없고 판사 역시 법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서만 판결을 하지, 도덕에 대해서 판결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현장에서 도덕성을 꺼내 들며 시민을 훈계하는 모습은, 공권력이 가져야 할 선을 넘어선 장면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법은 도덕 안에 있는 테두리”라는 발언에도 중요한 오류가 있습니다.
법이 도덕 안에 포함된 관계가 아니라, 법과 도덕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일부만 교차하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전남대 박구용 교수는 최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강제로 집행되는 사회 운영 규칙이며, 도덕과는 성격이 다른 제도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덕을 법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순간, 사회는 오히려 더 많은 갈등과 문제를 낳게 된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이번 논란이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준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법을 집행해야 할 공권력이 도덕의 심판자처럼 행동하는 순간, 시민은 보호받는 대상이 아니라, 평가받고 통제되는 대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포 가능”이라는 말, 이 장면에서 정말 적절했을까요?
체포는 경찰 권한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그래서 법은 체포를 아무 때나 할 수 없도록 아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범죄 혐의가 특정되고, 법이 정한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만 체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장면에서는 어떤 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먼저 “체포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 말은 법을 설명하는 표현이 아니라, 듣는 시민에게는 압박과 위협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말입니다.
특히 신고를 하려는 시민에게 이런 표현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권력의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게 된 이유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더 위험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체포의 근거와 설명이 완전히 빠진 채 ‘체포 가능’이라는 단어만 먼저 나왔기 때문입니다.
만약 체포가 가능하다면, 어떤 법을 위반했고 왜 체포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먼저 설명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그런 설명 없이 포괄적인 표현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말부터 나온 것은, 법 집행이 아니라 권한을 앞세운 통제처럼 보일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우리 법에서 체포는 결코 가벼운 조치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는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야만 가능하며, 긴급체포 역시 살인·강도 같은 중범죄의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그것도 사후에 반드시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매우 제한적인 제도입니다.
이런 제도를 알고 있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이렇게 쉽게 “체포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장면을 보며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찰은 국민을 내려다보며 관리하는 존재일까요, 아니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일까요?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장면이 논란이 된 이유는, 이 말 한마디가 시민에게 ‘관리받는 대상’처럼 느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신고와 촬영, 어디까지가 시민의 권리일까요?

불법주차나 생활 불편 사항을 안전신문고로 신고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신고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그렇지 않으면 ‘불수용’으로 종결될 뿐,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의 영상에서는 “왜 신고를 하느냐”, “허위신고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이 장면은 시민의 권리 행사 자체를 위축시키는 말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꼈던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범인을 잡고, 법을 위반한 사람을 제지하는 일은 경찰만의 고유 권한이 아닙니다. 우리 법은 일반 시민에게도 일정 범위 안에서 이런 행동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해 신고를 하는 것, 현행범을 제지하는 것, 심지어 도둑이나 강도를 붙잡는 행위 역시 일반 시민도 할 수 있도록 법이 열어둔 영역입니다.
그래서 경찰을 대신해 범인을 검거한 시민에게 포상금이나 표창이 주어지는 제도도 존재합니다. 이는 ‘시민의 참여’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국가가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으로 주차한 차량을 발견하고 안전신문고로 신고하는 행위는 잘못이 아니라 오히려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이런 신고들이 쌓여야, 정말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분들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논란에서 많은 사람들이 더 혼란스러워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시민이 법이 허용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권리 행사가 위축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는 점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촬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공장소에서의 촬영은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유포 과정에서 초상권이나 명예훼손 문제가 생길 수는 있지만, 촬영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촬영 중인 영상에 대해 삭제를 요구하는 발언이 나왔다는 점은, 공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지를 다시 묻게 만든 장면이었습니다.
공권력은 시민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만큼, 그만큼 더 엄격하게 선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이 장면은 단순히 “말이 셌다”는 문제가 아니라, 권한의 사용 범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로 남게 됐습니다.
마무리
이 사건의 핵심은 “누가 더 잘못했느냐”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국가 권력은 누구의 것일까요?
경찰이 쓰는 권한은 개인의 힘이 아니라, 국민에게서 빌려 쓰는 힘입니다.
그래서 공권력은 언제나 시민보다 더 조심해야 하고, 더 낮은 자세로 사용돼야 합니다. 이번 논란은 바로 그 기본 원칙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만든 장면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장면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