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43화가 조진웅 사태를 보며 떠오른 이유

90년대 후반..

많은 청소년들이 좋아했던 만화 바람의 검심.

이번 조진웅 사태를 보면서 저는 이상하게도 이 작품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누군가를 비난하려는 마음이 아니라, 사람이 죄책감에 눌려 살아갈 때 어떤 생각과 감정을 겪는지 그 장면이 너무 잘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바람의 검심 43화에는..

과거 자신이 베어온 사람들 때문에 죄책감에 눌려 지내는 주인공 켄신이 등장합니다.

그런 켄신은 악당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평생 배우지 못했던 최강의 기술을 스승에게서 전수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승은 단순히 최강의 기술과 함께 삶을 바라보는 마음가짐 자체를 켄신에게 전해 줍니다.


바람의 검심 43화 中

스승이 켄신의 과거와 죄책감을 지적하며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는 장면

그래, 그걸로 됐다.

넌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베어 왔던 탓에 자신의 목숨도 가볍게 여기고 있어.

켄신의 내면 속 ‘칼잡이’가 그를 지배하고 있다는 스승의 지적 장면

그리고 그것 때문에 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칼잡이에게 네 자신을 지배당하고 마는 거야.

자신을 희생하고 얻은 칼잡이의 힘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힘없는 약한 자들을 지켜봤자,

그건 결국

도도히 흐르는 역사에 한때에 지나지 않는다.

살아라, 켄신.

그러면 너는 최강의 비술인 천상용섬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네 속에 있는 칼잡이에게도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스승이 켄신에게 “살아라”라고 말하며 천상용섬의 본질을 가르치는 장면

…으음.

켄신이 스승의 말에 충격과 깨달음을 느끼는 장면

신경 쓰지 마라. 이건 우리 사제 간에 어쩔 수 없는 운명이야.

나도 내 스승님의 목숨과 맞바꾸면서 이 천상용섬을 터득했지.

이번 일은 네가 했던 맹세의 예외라고 생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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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마지막 가르침

스승의 말은 지금 들어도 울림이 큽니다.

“그래, 그걸로 됐다.
넌 사람들을 많이 베어 왔던 탓에
네 목숨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있다.”

켄신은 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죄를 많이 지었다.
그러니 내 목숨이 없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스승은 그게 더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네 마음속의 칼잡이가
너를 지배하고 마는 거다.”

즉, 켄신은 과거의 죄책감 때문에
자신을 벌하듯 살아가고 있었던 겁니다.

스승은 이어서 이렇게 알려줍니다.

“네가 스스로를 희생해서 지키는 일은
결국 역사 속에 잠깐 스쳐 지나갈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말을 전합니다.

“살아라, 켄신.
그러면 너는 네 안의 어두운 마음에도 지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은
기술보다도 더 큰 가르침,
바로 “과거에 묶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뜻이었습니다.

스승은 마지막 힘을 다해 말하죠.

“신경 쓰지 마라.
이건 우리 사제 사이의 운명이다.
나도 내 스승님의 목숨을 잃으며 이 기술을 배웠다.
이번 일은 네 맹세의 예외라고 생각해라.”

켄신의 마음을 짓누르던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풀어주려는 마지막 배려였습니다.


천상용섬의 진짜 의미

만화 속에서 천상용섬은 ‘최강의 기술’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죽으려고 싸우는 힘이 아니라

  • 살아가려고 선택하는 힘,

바로 이것을 상징합니다.

켄신이 그 기술을 제대로 쓸 수 있었던 이유도 스승의 “살아라”라는 말의 뜻을 마음 깊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조진웅 사건을 보며

조진웅 사건이 어떤 과정에 있든, 그가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큰 논란 속에 놓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타인의 비난보다 스스로에게 더 가혹한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나는 이미 끝났다.”
“다시 무대에 서도 될까?”
“행복해질 자격이 있을까…”

이런 생각들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작품 속 켄신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마음을 점점 지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리고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마음의 무게 때문에 스스로를 숨기거나 조용히 지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살아라’가 전하는 말

켄신의 스승이 남긴 마지막 말은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말입니다.

“살아라.”

이 한마디는 단순히 목숨을 이어가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시 일어설 용기,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과거의 잘못 때문에 지금의 나까지 미워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실수합니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고, 누구나 과거 때문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잘못이 당신이라는 사람의 전부는 아닙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지만, 앞으로의 삶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켄신이 그랬던 것처럼요.

살아라. 그러면 너는 너 안의 어둠에도 절대로 지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이 지금 버티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숨 쉴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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